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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내를 잃은 가족들의 치유와 화해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장녀인 하나는 집안 일과 동생 마테를 돌보고 아빠를 챙겨야 한다. 하지만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어린 하나에게는 너무 벅찬 일상. 결국 하나는 엄마의 공간, 채마밭에 ...
엄마와 아내를 잃은 가족들의 치유와 화해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장녀인 하나는 집안 일과 동생 마테를 돌보고 아빠를 챙겨야 한다. 하지만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어린 하나에게는 너무 벅찬 일상. 결국 하나는 엄마의 공간, 채마밭에 들어가 엄마와의 추억을 더듬고, 엄마의 기억을 끄집어 내며 스스로의 상처를 보듬게 된다.
포근한 느낌의 그림은 많은 숨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야기 전반에 걸쳐 엄마와 하나가 대화하는 채마밭, 마테가 엄마 목소리를 듣는 비밀의 방, 마테가 읽는 동화책 속 공간, 아빠가 존재하는 현실의 공간이 계속 교차한다. 엄마 잃은 슬픔을 각자의 방법으로 극복하는 어린 딸과 아들, 그리고 아빠가 상처와 슬픔을 이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을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통해 진행된다.- 우리 딸, 네가 왔구나! 내 채마밭엔 어떻게 들어왔니? 난 이 문이 영영 안 열릴 줄 알았는데.- 구멍으로 기어들어왔어요. 돌 하나가 헐거워져 있었거든요. 난 이제부터 여기서 살 참이에요.- 저런, 너 도망쳤구나!- 엄마도 그랬잖아요! 엄마는 죽었으니까 더 나빠요.- 오, 얘야, 죽다니? 그건 그 사람을 보지도 못하고 목소리를 듣지도 못하는 사람한테만 쓰는 거야. 내 방과 채마밭을 잠그고 열쇠를 감추어 버렸으니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거야. 너한테 내 목소리를 들려줄 방법이 없었어. - 본문 p.11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