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경쾌한 캐롤과 화려한 거리 장식이 기분을 들뜨게 해 주니까? 그건 아마 어른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겠냐고 반문하겠다. 그렇다면 이쯤에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경쾌한 캐롤과 화려한 거리 장식이 기분을 들뜨게 해 주니까? 그건 아마 어른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겠냐고 반문하겠다. 그렇다면 이쯤에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거의 눈치챘을 것이다. 바로 선물 때문이다. 지난 일년, 착한 일을 별로 하지 않은 것 같아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머리맡에 양말을 걸고 자는 아이들은
어쩌면 1년 내내 이날을 기다려왔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산타할아버지의 깜짝 선물로 온 세상의 행복을 다 얻은 듯한 만족을 경험하는 신비롭고 신나는 날인 것이다.
선물을 고대하며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 아이에게 [곰 인형의 행복한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담긴 또 다른 친구의 행복을 이야기해 준다. 그건 바로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선물'이 받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물을 받기 위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듯이, 아이들에게 선물이 되기 위해 그 '선물'도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는 사실! 모두가 행복해지는 크리스마스의 마술이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 가슴 속에 따뜻하게 전해지길 바란다.
기다림과 슬픔, 그리고 행복까지 모두 함께 느끼는 공감의 묘미!이야기는 장난감 가게 창가 진열대에 놓여 있는 하얀 북극곰 인형으로부터 시작한다. 밖에는 하얀 눈이 내려 한껏 기분을 들뜨게 하지만 북극곰의 마음 한 구석에는 누군가에게 선택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아이들에게 북극곰이 느끼는 감정은 생소한 것이 아니다. 유치원에서, 아니 그들의 가정에서도 단순한 먹을거리 하나를 놓고도 선택받느냐 마냐라는 문제로 쉽게 심리적인 긴장과 불안상태에 빠지는 아이들이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북극곰 인형의 슬픔과 좌절은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으로 그대로 전달된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모두 떠나 버린 빈 선반 위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북극곰을 볼 때, 아이들은 이
외로운 북극곰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친구가 된다.
이야기의 기승전결 구조는 북극곰과 함께 독자의 감정 상태까지도 함께 끌고 간다. 북극곰이 약간의 불안함이 섞인 기대에서 점차 실망과 버림받음, 좌절의 감정으로 조금씩 하강해 갈 때, 책을 읽는 아이들도
북극곰과 함께 아래로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바닥까지 철저하게 함께 떨어졌기 때문에 이야기의 결말에서 북극곰이 느끼는 행복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더없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주인공과의 공감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일 게다.
섬세한 그림 작가의 아이들을 위한 배려!섬세한 그림 작가의 데생력은 감탄할 만하다. 미묘한 북극곰의 감정의 차이를 얼굴 표정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냈고, 정교한 동선 묘사로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넘나들게 돕는다.
색감 또한 따뜻하고 부드러워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와 행복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의 느낌을 잘 연출했다.
또 하나, 그림 작가의 화면 구성력은 단연 돋보인다. 북극곰의 시선을 따라 화면을 구성하여 북극곰의 감정상태로 더욱 쉽게 빠져들도록 돕는다. 게다가 위기가 해결되는 마지막 화면에서는 화면 전체에 행복한
느낌을 가득 담아, 보는 이로 하여금 숨막히는 감동의 전율을 경험하게 한다. 이렇게 데생에서 색감, 화면 구성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위한 그림 작가의 배려의 손길을 꼼꼼하게 느낄 수 있다.

저자 : 앤 망간

<달을 갖고 싶은 꼬마 원숭이>

저자 : 앤 망간

<달을 갖고 싶은 꼬마 원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