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옛 이야기 '곰 세 마리'를 칼데콧 명예상 수상자 폴 갤돈이 다시 쓰고 그렸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숲 속 오두막집에 '조그맣고 조그만 곰'과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곰', 그리고 '커다랗고 커다란 곰'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곰 세 마리는 제 덩치에 딱 알맞는 의자에 앉아 몸집에 딱 맞는 그릇에 밥을 담아 먹고, 또 몸에 꼭 들어맞는 침대에 누워 잠을 잔다. 그러던 어느 날, 곰들의 집에 불청객이 하나 찾아온다. 불청객은 풍성한 금발머리에 보라색 리본을 예쁘게 단 개구쟁이 여자아이.

곰들이 막 끓인 죽이 식을 동안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는 몰래 집으로 들어와서 맛있는 죽을 먹어치우고, 의자를 망가뜨리고, 침대에 푹 파묻혀서 쿨쿨 잠에 빠져든다. 외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곰들은 불청객이 저질러 놓은 짓에 눈이 휘둥그래지고, 자다 깬 아이도 비명을 지른다.

여느 이야기에서라면 사람이 사는 집에 곰이 숨어드는 식으로 처리했겠지만, 이렇듯 이 그림책은 집주인과 불청객의 자리를 슬그머니 뒤집어 놓음으로써 상식을 깨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형광색으로 생기발랄하게 표현한 그림도 유쾌하다.옛날 옛날, 숲 속 오두막집에 곰 세 마리가 살았어.한 마리는 조그맣고 조그만 곰, 한 마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곰, 한 마리는 커다랗고 커다란 곰.곰 세 마리는 저마다 죽 그릇이 하나씩 있었어.조그맣고 조그만 곰은 조그맣고 조그만 그릇,크지도 작지도 않은 곰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릇,커다랗고 커다란 곰은 커다랗고 커다란 그릇.-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