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겨울 밤, 길남이와 길수는 무를 깎아 먹고 잠이 듭니다. 길남이는 밤중에 배가 아파 잠에서 깨어 길수에게 뒷간에 가자고 조릅니다. 길수는 귀찮지만 하는 수 없이 길남이를 데리고 외따로 떨어진 뒷간으로 갑니다. 윙윙대는 바람소리...

“늦은 겨울 밤, 길남이와 길수는 무를 깎아 먹고 잠이 듭니다. 길남이는 밤중에 배가 아파 잠에서 깨어 길수에게 뒷간에 가자고 조릅니다. 길수는 귀찮지만 하는 수 없이 길남이를 데리고 외따로 떨어진 뒷간으로 갑니다. 윙윙대는 바람소리와 부엉이 소리로 오늘따라 뒷간 가는 길이 더 멀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볼일을 다 본 길남이가 막 뒷간을 나오려고 하는 순간, 바람이 휘몰아쳐 겁을 먹은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맙니다. 아이들의 비명에 놀라 허둥지둥 달려온 엄마는 아이들에게 다시는 밤똥을 안 누게 해 주겠다고 하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외양간에 간 엄마는 어떻게 밤똥을 누지 않도록 할까요? 또 아이들은 정말 다시는 밤똥을 안 누게 될까요?

“밤똥 참기 풍습에는 아이들의 좋지 못한 배변 습관을 고치기 위한
옛 어른들의 해학과 지혜가 담겨 있어요!”

밤똥은 밤에 누는 똥을 말한다. 옛날에는 집 안채와 외따로 떨어진 ...

“밤똥 참기 풍습에는 아이들의 좋지 못한 배변 습관을 고치기 위한
옛 어른들의 해학과 지혜가 담겨 있어요!”

밤똥은 밤에 누는 똥을 말한다. 옛날에는 집 안채와 외따로 떨어진 ‘뒷간’이란 곳에서 볼일을 보았는데, 요즘처럼 환한 전깃불도 없던 시절, 달빛이나 별빛, 혹은 촛불이나 희미한 초롱불에 의지해 한밤중에 아이들이 혼자서 먼 뒷간까지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는 겨울밤의 추위와 두려움으로 똥을 참지만 배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참지 못할 상태가 되면 같이 잠을 자고 있는 식구에게 “뒷간 같이 가자~, 같이 가~”라며 졸랐다. 아이가 줄방귀, 폭탄방귀, 갖가지 방귀를 끼어대면 식구 중 누군가는 뒷간에 같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아이가 밤똥을 누는 버릇은 식구들을 귀찮게 하기도 했지만, 걱정거리이기도 했다. 한 번 밤똥을 보기 시작하면 자칫 습관이 되어 반복적으로 밤똥을 누는 일이 잦아져 불규칙한 배변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아이들의 밤똥 습관을 고치기 위해 ‘밤똥 파는 방법’을 가르쳐 주곤 했다. 방문을 열어놓고 외양간 횃대 위에 앉아 잠을 자는 닭들을 향해 절을 하며 “닭이나 밤똥 누지, 사람도 밤똥 누나?” 라는 주문을 외우게 하거나, 외양간으로 직접 나가 횃대에 앉은 닭을 향해 절하게 한 뒤 주문을 따라 하게 했다.
이때 아이는 닭한테 절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다시는 밤똥을 누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아이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먹고 싶은 것도 참고, 또 미리 뒷간에 다녀오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서서히 밤똥 누는 버릇을 고쳤다. 아이에게 혼을 내거나 벌을 주어 강압적으로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로 하여금 내적 동기를 자연스럽게 유발시켜 본인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고치게 했던 것이다.
‘밤똥 참기’ 그림책은 간결한 먹선에 화려한 크레파스의 색을 더한 해학적인 그림으로 옛 어른들의 생활 습관 교육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저자 : 이춘희 경북 봉화의 거북꼬리 마을에서 태어나, 할머니와 부모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작가는 강과 저녁놀이 아름답고 옛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안동에서 오랫동안 살았답니다. 요즘은 [국시꼬랭이 동네] 어린이 친구들과...

저자 : 이춘희 경북 봉화의 거북꼬리 마을에서 태어나, 할머니와 부모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작가는 강과 저녁놀이 아름답고 옛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안동에서 오랫동안 살았답니다. 요즘은 [국시꼬랭이 동네] 어린이 친구들과 손잡고 산과 들로 놀러 가는 꿈을 꾸고 있답니다. 작품으로 『똥떡』『싸개싸개 오줌싸개』『고무신 기차』『야광 귀신』『쌈닭』『아카시아 파마』등이 있습니다. 그림 : 심은숙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답니다. 아기를 좋아하고 옛날식 로봇 장난감을 좋아하며 이야기와 감동이 있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공연에 쓰이는 영상 동화 작업도 하고 있답니다. 그린 책으로는 『보리 아기 그림책』『우리 아빠는 내 친구』『전교 모범생』『궁금한 게 많은 악어 임금님』『꼬마 마법사 수리수리』등이 있습니다.